사무라이처럼…일본, 자기 손실 감수하며 상대 때리기 김석순 2019.07.11 10:28



 

한경연 ‘일본 경제제재’ 세미나

GDP 손실, 한국 4.7% 일본 0.04%

통상보복 맞대응은 경계해야

정치외교로 푸는 게 근본 해결책

중앙일보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을 주제로 열린 긴급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정인교 인하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희범 LG상사 고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규제는 기술 이전이나 공정·품목에 대한 규제도 포함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0일 전경련 회관에서 연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 및 해법’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내놓은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가 불산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는 관련 기술과 장비, 특허도 포함된다”며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 회사 푸젠진화 제재에서 보여준 품목과 기술이전을 묶어서 한 방식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기반으로 일본의 경제제재 시나리오를 3가지로 나눴다. 그는 “3개월 후 일본 정부가 수출을 승인해 국내 기업이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을 불허해 국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는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장비, 배터리 소재로 이어질 최악의 시나리오는 발생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제재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평균 84조원(전체 4.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소재 부족분이 전체의 30%일 경우 GDP 감소는 전체의 2.2%에 이를 것”이라며 “부족분이 80%에 달하면 국내 GDP 감소가 8.6%에 달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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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전형적인 사무라이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일본도 수출 규제로 GDP 손실이 0.04%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손실을 감내하고 상대에게 더 큰 피해를 주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는 한국 정부가 맞대응에 나설 경우 장기전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12일로 예정된 한-일 양자 협의에서 일본은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일본에 비해) 한국 편이 될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일본을 상대로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기존 양국 관계의 판을 바꾸려는 구상”이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국제 협정도 안 지키려는 나라,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도 “통상 정책으로 맞대응할 경우에는 또 다른 보복 근거가 될 수 있다”며 “통상이 아닌 정치외교로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중재론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며 보호주의 명분을 쌓고 있는 미국이 양국 중재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 외교적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으론 얽혀있는 글로벌 경제 체제를 일본 수출 규제를 푸는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반도체 소재 공급 중단이 현실이 되고 반도체 감산이 시작될 경우 미국 애플과 아마존뿐만이 아니라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해외 기업과 손잡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9/07/11 [10:28]
최종편집: ⓒ 국민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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